(비전21뉴스) 바둑 / 최주철
하늘에 아홉 개의 별이 빛나면
사귀를 공평하게 갈라서 먹는다
거미줄 같은 덫이 덫을 잡으며
왼발, 오른발
흑백의 고무신이 갈때 마다
외줄타 듯 기로에 선 돌은
파르르 떨다가 선다
냇가에서 발 담그면
버들치가 발가락을 물어뜯고
실눈 뜬 기싸움의 품격은 운명이여라
치고 받으며 생사를 바꾸고
주는 듯 받으며 꾸며가는 미생마
긴 장마가 지나고 나면
둥근 돌만 남고
마지막 반집 패 승부에서
늘 고수가 이기지는 않는다
살 얼음 판에 산다는 것은
남들과 다르니
패배의 고통만이
승리에 깊은 맛을 즐긴다
산다는 것은.